이혼 후 괴로움과 시끄러움에 지쳐 훌쩍 집을 나온 나는 아무 의식 없이 차표를 샀다. 이미 패하여 버린 옛 자취나 찾아 함께 멸망하여 가는 것을 우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끊은 경주행 차표였다.
나는 그 안에서 옛 친구인 김을 만났다. 김은 여기까지 오던 길에 이미 우연히 만난 S와 함께였다. 나와 S의 첫 만남이었다.
학교를 졸업하였지만, 장가도 못 가고 시골에서 생일을 하는 김부귀는 마을의 놀림거리다. 취직도 뜻대로 되지 않고 사람들도 깐이 보니 여간 거슬리는 게 아니다.
그러던 어느날, 이제는 직접 부대 보겠다 하고 부귀가 훌쩍 서울로 떠나고, 보름만에 집으로 돌아온 후 마을 사람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