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그렇게 살아왔었다.
《시작의 창 앞에서》
저에게 시란, 가득 차오른 마음을 비우는
방법이었습니다. 세상의 짐들이 침묵 속 생각 사이로 스며나오는
그 감정을 말이 아닌 글로 적어두었습니다. 나는 이 시집을 통해
내 생각이 자라난 계절과 시간들을
조용히 건네려 합니다. 그 안에는 지나간 계절의 따스함과 시림, 버려진 열정과 여전히 타오르는 설렘, 그리고 사랑의 상실과 고독과의 싸움이
함께 섞여 있습니다. 이 시들이 세상의 작은 창이 되어
내 안에 가득 찬 답답함을 환기시켜주는
작은 바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아주 조심스레 바랍니다. 나의 오랜 시간이 당신의 마음까지 번져
이 첫 장에서 우리 둘의 이야기가 시작되기를.
《오늘, 시를 쓴다는 것》
시를 쓴다는 건
제가 첫 걸음마를 떼듯
제 감정에 솔직해졌던 날의 기억입니다. 말로는 서툴러
차마 건네지 못했던 사랑, 그리고 나를 다독여주던 돌봄 같은 글쓰기. 시는 때로 세상을 견디는 법이었고, 때로는 세상에 등을 돌리는 법이기도 했습니다. 이제 시는 더 이상 혼잣말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이 시들이 당신의 고요한 밤에 스며들어
어쩌면 작은 위로가 되고, 어쩌면 조용한 친구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다들 그렇게 살아왔었다. 105
부족한 시들을 사랑으로 읽어 내려가 준 당신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순간, 이 페이지 너머 어딘가에서
나와 당신이 마주 앉아
서로를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세상이기를 바랍니다.
-2019년 어느 가을에 시작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