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감염 지대
세계적인 생물학자 파넘 박사는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는 연구에 박차를 가한다.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순간, 언론과 대중은 그를 조롱하고 웃음거리로 만든다. 우선 수명 연장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선 장기간의 관찰이 필요했던 게 문제. 크게 상처를 입은 파넘은 섬으로 이주하고 세상을 등진 채 조용히 그곳에서 연구를 계속한다. 드디어 수명 연장은 물론 시체까지 소생할 수 있는 혈청을 만드는데 성공한다. 동물 실험을 통해 결과를 입증했지만 관건은 인체 실험. 전전긍긍하던 차에 섬에서 화산 폭발이 일어나고 그 결과 다수의 사망자가 생긴다. 파넘은 이 사망자들을 대상으로 자연스럽게 인체 실험을 진행하는데…….
다재다능했던 작가 베릴이 선보인 중편 「좀비 감염 지대Plague of the Living Dead」는 본격 현대 좀비의 예고편이다. 지금의 기준에서 보면 좀비의 특징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고전물의 경우, 많은 작품들이 좀비를 유령과 비슷한 존재 또는 부두교의 흑마술로 소생한 불쌍한 시체 노예 등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좀비는 어느 정도의 지능과 인간적인 특징을 지니기도 하고, 그 위험과 공포도 개인적인 차원이거나 다소 제한적이다. 「좀비 감염 지대」는 1927년 작품임을 감안하면 좀비의 무지성 공격 일변도, 공포와 위험 수준의 광범위화 같은 제법 확연한 특징을 보여준다. 조지 로메로의 살아있는 시체들이 상륙하기 전, 좀비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과도기적 작품 중에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