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왕십리
고향이 그립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
아무리 아픈 추억이 많았더라도 어린 시절의 고향은 누구에게나 마음 한 편 고이 간직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우리나라가 아직 가난했던 1970년대 서울의 변두리는 아름답거나, 정이 넘치거나, 오손도손 사는 곳이 아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사회적 폭력이 거리낌없이 일상화 되던 개발의 70년대는 어쩌면 과거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와 비슷했으리라. 너무나 빠르게 바뀌던 시대 속에서 의지할 곳 없던 서민들은 온 몸으로 그 시대를 견뎌야 했다.
970년 초반은 대통령 선거, 국가 비상사태 선포, 오사카 만국박람회, 유신선포, 긴급조치, 중동 전쟁 등 엄청난 일들이 숨가쁘게 일어나던 시기였다. 또한 한 편으로는 오일쇼크에 의해 사상 처음으로 한국 경제가 붕괴의 위기에 빠졌고, 월남 패망과 인도차이나의 공산화로 한국의 안보도 위기에 처했던 때였다. 한국에서도 사회는 우울하고 어려운 사람들로 가득한 시기였다.
이 시집은 어린 마음으로 보았던 그 시대 이야기이다. 아무런 판단없이 그저 그 시대에 살아야 했던 세대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 어린이의 눈을 통해 이제는 마치 거짓말 같아 보이는 그 시대의 이야기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