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인간 7
김미수 소설집 『모래인간』에는 마지막 여행에서 연인에게 살해될 것을 예감한 여인의 이야기인 「모래인간」, 자신을 떠나간 아내와 만나기 위해 쉼 없이 택시 운전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인 「주황색 불빛」, 그리고 시력을 상실해가는 여자를 다룬 「소멸 연습」 등 아홉 편의 단편이 묶여 있다.
희수는 핸드폰을 꺼낸다. 전화가 온 모양이다. 그래. 그래요. 활달한 남자의 목소리가 눅눅한 공기를 뚫고 내게까지 들린다. 희수가 나를 힐끗 쳐다본다. 사랑해요. 희수는 들으라는 듯 희수의 말대로 내게 반항하듯 남자에게 말한다.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더니 잠시 어색하게 웃는다. 산에서 만난 남자야. 묻지도 않았는데 지레 털어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