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농부소녀와 흙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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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소녀와 흙의 철학

저자
일일신선 저
출판사
부크크
출판일
2025-08-26
등록일
2026-01-28
파일포맷
PDF
파일크기
2MB
공급사
YES24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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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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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작품은 하나의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 흙을 잊고 살게 되었을까?"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로 덮인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흙은 점점 낯선 존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흙 위에 살면서도 흙을 의식하지 못하고, 흙에서 자란 음식을 먹으면서도 그 근원을 잊고 삽니다. 마치 뿌리를 잃어버린 나무처럼 우리는 자신의 존재 기반을 망각한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도연이라는 인물을 통해 그려내고 싶었던 것은 바로 이 '뿌리로의 귀환' 여정이었습니다. 도시의 환경공학도였던 그녀가 강진의 작은 논에서 흙을 처음 만지는 순간부터, 마침내 人土不二라는 철학을 정립하기까지의 과정은 우리 모두가 걸어야 할 길이기도 합니다.
이 소설을 쓰면서 저 역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동서양의 철학자들이 흙에 대해 얼마나 깊이 사유했는지, 각 문화권의 종교와 신화 속에서 흙이 얼마나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는지, 그리고 현대 과학이 밝혀낸 흙의 놀라운 생명력이 얼마나 경이로운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인상깊었던 것은 흙과 인간의 관계가 단순한 이용과 피이용의 관계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흙은 우리의 몸을 구성하는 원소들을 제공해주고, 우리가 먹는 모든 음식을 길러주며, 우리가 죽어서 돌아갈 마지막 안식처가 되어줍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적절한 수행을 통해 우리는 흙과 직접 소통할 수도 있습니다. 이는 미신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설명 가능한 현상입니다.
현재 인류는 전례 없는 환경 위기에 직면해 있습니다. 기후변화, 토양 오염, 생물다양성 감소... 이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인간이 자연을 정복하고 이용해야 할 대상으로만 바라본 데 있습니다. 하지만 인토불이사상(人土不二思想)은 이런 이분법적 사고를 넘어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인토불이, 사람과 흙은 둘이 아닙니다. 우리는 흙에서 나왔고, 흙과 함께 살며, 흙으로 돌아갑니다. 이것은 단순한 물질적 순환을 넘어선 존재론적 진실입니다. 이 진실을 깨달을 때 우리는 비로소 지속가능한 문명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이철산 할아버지 같은 분들이 실제로 존재합니다. 평생을 흙과 더불어 살아오면서 흙의 언어를 익힌 분들, 흙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 계십니다. 하지만 이분들의 지혜는 점점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도시로 떠나고, 전통적인 농업 방식이 기계화되면서 흙과의 직접적인 교감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을 썼습니다. 사라져가는 지혜를 기록하고, 잊혀져가는 진실을 환기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하도연의 여정은 허구이지만, 그 여정이 가리키는 방향은 매우 현실적입니다.
독자 여러분도 한 번쯤 맨발로 흙을 밟아보시기 바랍니다. 도시에서라면 화분의 흙이라도 좋습니다. 손으로 흙을 만져보고, 흙의 온기를 느껴보세요. 그리고 귀를 기울여보세요. 흙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을 것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계신다면 더욱 좋습니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흙과 더 쉽게 친해집니다. 아이들과 함께 흙을 만지고,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서 생명의 신비를 체험해보세요. 그 과정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人土不二의 지혜를 체득하게 될 것입니다.
이 작품이 많은 분들에게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잊고 살았던 흙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 자연과의 진정한 공존을 모색하는 계기,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철학을 탐구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작품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저에게 영감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실제로 흙과 더불어 살아가시는 농민 분들, 전통 지식을 보존하고 전수하고 계신 어르신들, 그리고 새로운 관점에서 흙을 연구하고 계신 과학자들께 깊은 존경과 감사를 표합니다.

人土不二. 사람과 흙은 둘이 아닙니다.
이 진리가 우리 시대의 지혜가 되어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기를 간절히 바라며, 작가의 말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25년 초가을
일일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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