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현대사
중남미의 군사정권이 민주화를 통해
민간정권으로 바뀌기 시작하는 것은
1970년대 후반 이후의 일이다. 중남
미의 군사정권은 1989년까지 집권한
파라과이의 알프레도 스토로에스너
를 마지막으로 종말을 고했으며 칠레
는 1990년까지 피노체트가 집권했지
만 1989년 12월의 대선에서 야당연
합의 파트리시오 알윈 후보가 승리하
여 정권교체가 결정되었기 때문에 남
미의 군사정권은 1980년대를 끝으로
사라졌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 이후에는 중남미 대
부분의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정부를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중남미지역에
는 정치의 민주화와 더불어 경제적
측면의 세계화와 개방화의 거대한 물
결이 밀려들었다. 이것은 남미국가에
서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전면적인
실시를 의미한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인 종속이
론의 대부였다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신자유주의 경제개혁의 전도사로 변
신한 브라질의 카르도주 대통령, 대
표적인 페론주의자였음에도 집권 이
후 신자유주의 경제개혁을 단행한 아
르헨티나의 메넴 대통령, 멕시코의
살리나스 대통령, 페루의 후지모리
대통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이 추종한 신자유주의 경제개혁
은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라 불리는
급진적 개방화와 세계화 정책이었다.
이러한 정책은 미국 재무부를 비롯한
워싱턴 정가 뿐 아니라 IMF나 세계은
행 등 다국적 금융자본이 공유하는
1980년대 라틴 아메리카 외채위기에
대한 처방전에 토대를 두고 있다. 그
리고 그 핵심은 정부의 규제나 개입
의 배제, 국내시장 개방, 민영화, 재정
긴축 등 시장만능주의적 정책을 중심
으로 한 것이다.
이러한 급진적 신자유주의 개혁을 추
진한 중남미의 민간정부들은 일견 중
남미의 고질적인 초인플레이션 현상
을 잠재우고 공기업 매각을 통해 정
부 부채를 해소하는 등 일정한 성과
를 거두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개혁은 외국자본의 원리금 상환
에 주안점을 두고 선진국 금융권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
을 뿐 개발도상국인 중남미의 성장
잠재력을 회복시키는 것은 아니었다.
이 과정에서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소농민, 노동자, 원주민들은 일
방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강요당하였
다. 이것은 다시 고용없는 성장
(jobless growth)으로 이어져 사회적
양극화를 심화시킴으로써 사회적 약
자들이 겪는 고통은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