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웅의 해석과 상상
영화평은 꿈보다 해몽이다. 감독이 의도한 바를 모범적으로 따라가기보다 창작자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영화를 읽는 것, 그것이 비록 오답이라고 해도 앵무새처럼 읊는 정답보다 해당 영화에 관한 시야와 사유의 폭을 더 넓힌다고 생각한다. 이야기를 요약하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추가한 ‘해설’ 같은 리뷰보다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영화를 ‘해석’한 평론가의 글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이 책의 제목을 『허남웅의 해석과 상상』으로 지은 데에는 이런 배경이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우연과 상상>(2021)이 제목의 출처라는 걸 어렵지 않게 간파할 수 있을 듯하다. 우연으로 점철된 세상사를 영화적으로 상상한 결과물이 <우연과 상상>인 것처럼 『허남웅의 해석과 상상』은 영화 속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면이나 사소하게 비추는 미장센이나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법한 음악과 같은 미시적인 부분에 주목, 나만의 ‘상상력’을 가지고 거시적으로 풀어낸 글들을 모은 평론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