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의 자비
미국으로 이주한 러시아인의 아들 세르게이는 어머니가 자살한 후 바바라는 다른 러시아인 여자의 손에 자란다. 그리고 열두 살 때 먹여주고 입혀주는 조건으로 이번에는 늙은 농부의 집으로 팔려간다. 어렸을 때부터 되풀이되는 혹사와 학대 그래도 그는 그럭저럭 살아간다. 개 한 마리에 큰 애정을 느끼게 되면서 긍정적인 마음까지 든다. 유일하게 자기를 사랑해주는 것 같은 마투쉬카(개)와 주위에서 들은 위대한 "국가"가 그를 도와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이 그를 지탱한다. 이런 더부살이가 어느새 7년 째, 그런데 이 개 때문에(실상 세르게의 삶 자체가 개의 그것과 그리 다르지 않지만) 늙은 농부를 죽이고 법정에 서는 기구한 운명을 맞는다. 이제 그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추상적인 대상이지만 반드시 그를 도와주러 올 거라 믿는 "국가"를 기다리며 처참한 고문과 수형 생활을 견디어간다. 이 작품의 제목 법정의 자비는 사형에서 종신형으로 감형된 것을 의미하지만 과연 이것이 자비일까? 러시아의 엄혹하고 괴로운 삶보다 과연 이 기회의 나라 미국의 삶은 세르게이에게 더 나은 것일까? 끝까지 놓지 않는 세르게이의 희망, 독자에게는 공포와 절망으로 읽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