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는 한번 구겨지면 아무리 펴보려 애써도 어떻게든 흔적이 남는다. 시집 《종이》는 이 종이를 우리 마음에 비유한다. 마음도 종이처럼 상처들이 흔적이 되어 남는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음에는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할 ‘힘’이 있다는 것. 이 시집은 그러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감성이 유배당한 현실에서 따뜻한 가슴으로 다독이고 보듬어 만든 저자의 첫 번째 詩集이다. 詩에는 세상의 서걱거림과 눈물겨운 그리움이 묻어있다. 짓고 허물기를 반복하며 시간의 벽돌로 쌓아올린 詩들이 페이지마다 서 있다. 절절하다가 끝내 목젖이 젖기도 하고, 더러는 흐르지 못하고 글썽거리는 모습으로.